
2016년도 <국제종교자유 보고서> 서문
“처음부터 미국은 신앙의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자유의 땅이었다. 슬픈 사실은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이런 자유를 향유할 수 없다는 것이다…우리는 (신이 우리에게 주는)힘과 지혜로 우리의 내일이 더욱 아름답고… (서로 다른 신앙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그들의 양심에 따라 자신의 내심과 신앙을 쫓을 수 있기를 기도한다.”
-토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대기원] 미 국무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각) 전 세계 종교 신앙의 자유 현황을 조사한 2016년 <국제종교자유 연례 보고서>를 발표했다. 중국은 이번에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에 지정됐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수감 중 사망한 파룬궁 수련자 수는 8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인류 20%만 종교‧신앙의 자유 누려
틸러슨 장관은 이날 종교 신앙의 자유에 대해 “미국의 최초 헌법개정안이 밝힌 미국의 핵심적 가치이자 인류의 보편적 권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 전 세계에서 종교‧신앙의 자유를 완전히 누리는 인구는 20%에 불과하다.
그는 “종교‧신앙의 자유가 보호받지 못할 때 인권침해, 폭동, 극단적 폭력주의가 뿌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과 트럼프 정부는 이런 문제를 간과하지 않고 전 세계의 종교 자유를 위해 개선할 것이며 국무부도 신앙을 견지하는 사람들을 위해 계속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충격적이고 불안한’ 많은 상황이 현재 진행 중이며 그중 이슬람국가(IS)는 지속해서 여러 종족과 종교인에게 강간, 납치, 노역, 집단학살 등을 저지르고 있다. 틸러슨 장관은 이에 대해 “피해자들과 함께 폭력‧극단주의의 위협을 받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이 트럼프 정부의 첫 번째 인권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중국 정부는 신앙인 수천만 명을 감금해 박해하고 있다”면서 “파룬궁을 수련한 수십 명이 수감 중 사망했고 경찰은 위구르족, 무슬림, 티베트 불교도의 종교 행위 제한을 강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서 서문에서 “미국은 처음부터 신앙자유를 소중히 여겼지만 슬프게도 전 세계 많은 이들이 이런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서로 다른 신앙을 가진 좋은 사람들이 양심에 따라 자신의 내면과 신앙을 추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3년째 ‘특별우려국’ 중국, 종교‧신앙 탄압 여전
중국인에 대한 중국 공산당(이하 중공)의 심각한 종교‧신앙의 자유 침해 때문에 중국은 1999년부터 ‘특별우려국’으로 지정됐다. 이번 보고서는 중국 외에도 수단, 북한, 미얀마 등 10개 국가를 ‘특별우려국’에 추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앙인들은 여전히 체포와 감금, 가혹한 형벌에 시달리며, 기독교‧파룬궁‧천주교‧티베트인 등 많은 종교‧신앙 단체들이 박해받고 있다.
허난(河南)성의 리젠궁(李建功) 지하교회 목사는 그의 아내 딩추이메이(丁翠梅)와 함께 교회 강제 철거를 반대하다 생매장됐고 딩추이메이는 질식사했다. 허베이(河北)성의 양젠웨이(楊建偉) 천주교 신부는 중공 당국으로부터 자신에게 보호를 요청한 위구르족 난민을 강제 송환하라고 요구받은 이후 기이하게 실종됐으며 진중치(金重齊) 회족 인권운동가는 ‘자살’로 위장해 살해됐다.
또 6월, 쓰촨성(四川省)에 위치한 세계 최대 라마 불교사찰 써다라룽쓰(色達喇榮寺)의 우밍(五明)불교학교에서 스님과 비구니 2000여 명이 쫓겨났고 거주지 2000여 곳이 강제 철거됐으며 저장(浙江)성에서는 기독교 건물 2000여 곳과 십자가 600여 개가 철거당했다.
파룬궁 탄압, 알려진 것보다 더 심각
보고서는 지난해에만 파룬궁 수련자 80명이 수감 중 혹은 석방 후 매우 짧은 시간 내에 사망했다고 밝히고 있다. 중국 인권단체인 두이화재단(對話基金會)에 따르면 최소한 3403명이 감금되고 330명이 구류 당했지만 실제로 체포되고 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이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다.
허베이(河北)성의 파룬궁 수련자 옌궈옌(閆國豔) 씨 등 특별히 심각한 박해 사례에 주목했다.
옌 씨는 지난해 1월 파룬궁 박해를 지시했던 전 국가주석 장쩌민을 고소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고문을 받았다. 건강이 악화돼 집으로 보내졌으나 3월 13일에 사망했다. 산둥(山東)성의 파룬궁 수련자 쑨밍창(孫明強) 씨는 2015년 11월 9일 지난육군학원(濟南陸軍學院) 근처에서 학생들에게 파룬궁 탄압 사실을 알리다 경찰로부터 심하게 구타당하고 머리에 구멍이 뚫려 같은 달 사망했다. 당시 그의 나이 겨우 35세였다. 이 사건은 지난해 3월 27일 공안에 의해 보도됐다.
당국은 파룬궁 수련자의 신앙 포기를 위해 여전히 정신적 탄압 수단을 이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뇌반’(洗腦班)에 끌고 가 강제적으로 ‘전향’(轉化, 파룬궁 수련 포기)시키거나 어린 자녀의 유치원 입학을 조건으로 신앙을 포기한다는 보증서를 쓰게 강요하는 등이다.
보고서는 3년째 파룬궁 수련자 왕즈원(王治文) 씨와 가오즈성(高智晟) 인권변호사의 상황에도 관심을 보였다.
왕 씨는 15년의 수감 끝에 2014년 10월 석방됐으나 나와서도 중공의 엄밀한 감시를 받았다. 그의 가족은 해외에 있지만 당국은 지난해 8월 왕 씨의 여권을 말소해 2018년 전까지 출국을 금지했다. 왕 씨의 건강 상태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기독교인과 파룬궁 수련자의 변호를 맡았던 인권변호사 가오즈성 씨는 지난해 6월 대만에서 회고록을 출판해 불법 납치된 후 구타 등 장기간 박해받은 사실을 폭로했다. 가오 씨는 2014년에 석방됐지만 당국이 자주 찾아와 그의 집에서 소란을 피우고 병원 진료도 금지하는 등 탄압이 지속되다 최근 다시 행방불명 됐다.
다른 국가까지 침해하는 중국
중공의 종교‧신앙 박해는 홍콩, 마카오 특별행정구와 주변국에까지 뻗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월, 홍콩에서 파룬궁 심득교류회가 열려 현지와 외국에서 파룬궁 수련자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경찰은 ‘회의장에 폭탄이 있다’는 신고전화를 접수해 수색한 결과 가짜 폭탄을 발견했다. 체포된 용의자는 5명이었다. 이 사건은 중공이 장악한 ‘청관회(青關會)’와 연관된 것으로 분석됐다.
그 외에 한국, 대만, 베트남, 태국 등 주변국에서는 친(親)공산당 단체들이 파룬궁 수련자들을 겨냥해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심지어 중공의 압력을 받은 현지 정부가 수련자들의 파룬궁 수련을 간섭하고 파룬궁 수련자들로 구성된 션윈예술단 공연을 방해하는 행위 등도 보고됐다.
1998년 10월 미 의회를 통과한 ‘국제종교자유법’은 국무부의 국제종교자유사무국이 연 1회 <국제종교자유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보고서에서 특정 국가를 겨냥하거나 국가 간 순위를 매길 수 없으며 단지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공해 의회나 행정당국에서 대외원조, 외교적 자원 분배, 난민 신청 등 정책을 수립하는 데 참고할 수 있다.
스칭윈(石青雲), 린러위(林樂予) 기자 기사링크